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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울티마’ 못지않은 인기장수 시리즈 ‘윙커맨더’오리진 #8: 윙커맨더:우주를 다루는 SF 시뮬레이션...오리진 양대산맥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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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08  06: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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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8: 윙커맨더:우주를 다루는 SF 시뮬레이션...오리진 양대산맥 우뚝

오리진 시스템즈는 ‘울티마’ 시리즈 외에도 ‘윙커맨더(Wing commander)’ 시리즈라는 걸출한 게임을 출시했다. ‘울티마’시리즈가 정통 RPG였다면 ‘윙커맨더’는 우주를 다루는 SF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로 잘 알려진 테란 연방과 킬라시(Kilrathi) 제국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윙커맨더’는 1990년 첫 출시를 시작으로 1991년 ‘윙커맨더2’, 1993년 ‘윙커맨더3’, 1996년 ‘윙커맨더4’, 1997년 ‘윙커맨더5’가 출시되었고 번외편으로 1993년 ‘윙커맨더 아카데미’, 1993년 ‘윙커맨더 프라이버티어’, 1994년 ‘윙커맨더 아르마다’, 2007년 ‘윙커맨더 아레나’ 등 울티마 못지않게 인기 장수 시리즈 게임이 되었다.

오리진 시스템즈의 양대 게임이라면 ‘울티마’와 ‘윙커맨더’ 시리즈를 들 수 있다. 리처드 게리엇이 ‘울티마’를 담당하고 ‘윙커맨더’는 크리스 로버츠(Chris Roberts)가 담당했다.

크리스 로버츠는 영국계 미국인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지만 영국 맨체스터로 이주해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10대 때부터 ‘스트라이커즈 런(Stryker's Run)’, ‘위즈 어도르(Wizadore)’, ‘킹콩(King Kong)’ 등 여러 게임을 만들 정도로 일찍이 게임 개발에 재능을 보였다.

크리스 로버츠가 16살 때 만든 ‘위즈어도르’ 게임을 비롯해서 17살 때 만든 ‘스트라이커즈 런’은 당시 기준으로도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다. ‘스트라이커즈 런’은 미래의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2D 횡스크롤 액션게임이다. 게임의 인기를 얻고 1987년 속편인 ‘드로이드 스트라이커즈 런 파트2(Droid-Stryker 's Run part 2)’도 출시했다.

크리스 로버츠는 이미 16살 때 ‘즈 어도르’ 게임으로 영국의 ‘이미진 소프트웨어(Imagine Software)’회사와 계약을 맺고 게임 출시를 하여 베스트셀러가 되어 이미 10대 때부터 게임 개발에 재능을 인정받으며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다. 어린 시절부터 ‘스타워즈’의 광팬임을 자처하며 SF에 눈을 뜬 크리스 로버츠는 자신도 SF를 소재로 하는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어했다. 

   
[WING COMMANDER]https://i.ytimg.com/vi/8W3N-yjFv4s/maxresdefault.jpg

그는 1986년 미국으로 이주해서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 회사를 찾던 중 이제 막 창업한 신생 오리진 시스템즈에 입사하게 된다. 여기서 그는 SF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인 ‘윙커맨더’를 개발하게 된다.

‘윙커맨더’ 역시 오리진 시스템즈의 게임답게 당대 최고의 PC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286에서 386으로 386에서 486으로 다시 펜티엄의 시대까지 급속한 PC 업그레이드는 울티마와 ‘윙커맨더’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윙커맨더’는 최고의 게임이었다.

이미 30년 전에 요구했던 PC의 최소 사양이 당대 최고의 PC사양에 버금갈 정도였으니 웬만한 집에서는 제대로 된 원활한 플레이를 하기에 어려운 경우도 많아서 다음에 PC 업그레이드를 하면 하기 위한 소장용 게임이 된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오리진 시스템즈에서 출시된 게임들을 보면 상당히 수긍이 갈 정도의 그래픽을 보여줬기 때문에 군말없이 업그레이드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크리스 로버츠는 ‘윙커맨더’ 시리즈 하나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 개발자로 거듭났다. 크리스 로버츠가 ‘윙커맨더’를 개발할 당시 게임들의 수준은 비행기와 우주선 등의 날아다니는 탈 것이 등장하는 게임은 거의 대부분 화면 가득 탄막이 쏟아지는 슈팅 게임이었다. 그의 대척점으로는 너무나도 번잡하고 복잡함을 미덕으로 삼는 전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이었다.

   

[WING COMMANDER. 출처=https://www.mobygames.com]

당시에도 ‘플라이트 시뮬레이터(Flight Simulator)’와 같은 전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은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무미건조하고 복잡한 계기들의 대한 지식과 이해를 필요로 했기 때문에 광범위한 층을 공략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전투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비록 정통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에 비해 복잡한 계기조작의 간소함을 추구하기는 했지만 이조차 어려운 게임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상당히 두터운 매뉴얼을 숙지해도 실제 군사 전략을 차용한 게임 미션을 수행하기는 쉽지 않았다.

실제와 비슷한 느낌으로 활주로나 항공모함에서 이륙하고 착륙하는 것만 해도 상당한 기술을 요구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이착륙 한 번 못 해보고 게임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았다.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도 지루하고 갑자기 날아든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되는 등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은 현실의 고증을 추구하다 보니 상당히 마니악한 게임이 될 수밖에 없었다.    

   
[WING COMMANDER. 출처=https://www.mobygames.com]

하지만, ‘윙커맨더’가 등장하고 나서 이 게임은 비행 슈팅 게임도 아니고 전문 시뮬레이션 게임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한 이상한 장르가 되어버렸다. 비행 슈팅과 같이 가벼운 느낌은 있어도 그렇다고 하기에는 탄막슈팅 게임과 같은 느낌은 아니고 전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과 같이 화면에 조종석이 보이지만 그렇다고 복잡하고 정밀한 계기 조작을 필요로 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발매 초기에는 ‘스페이스 3D(Space 3D)슈팅’과 같은 문구로 광고하기도 했었다.

결국 오리진 시스템즈는 ‘윙커맨더’의 게임 장르를 자신들 나름대로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윙커맨더’ 이전의 게임들은 단순히 게임 진행을 위한 기획과 콘텐츠 개발에만 신경을 썼지만 ‘윙커맨더’에서는 게임의 스토리를 넣었다. 어릴 적부터 영화 ‘스타워즈’ 광팬이었던 크리스 로버츠는 게임 안에서 영화와 같은 몰입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주인공과 그의 동료들의 설정부터 성격까지 세세하게 기획하는데 힘을 썼다. 

   
[WING COMMANDER. 출처=https://www.mobygames.com]

기존의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사람’은 없고 ‘탈 것’만 있었던 것에 비해 ‘윙커맨더’에서는 ‘탈 것’에 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지구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 중력과 기압을 고려한 비행술을 구현해야 사실성을 입증 받았다. 이에 비해 그 모든 것을 생략하고 간소화하여 단출하게 구성할 수 있었던 사실적 배경에 대해 영리하게도 ‘우주는 무중력 공간이니까’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를 핑계로 현실적 고증에 대한 리얼리즘 비판을 비켜갈 수 있는 장치로 활용하였다.

실제로 ‘윙커맨더’는 조이스틱을 활용하거나 키보드 화살표를 이용한 기체의 이동과 무기 선택, 그리고 발사 버튼 정도가 고작이다. 그 외로 통신기능을 하는 메시지 전송/선택 버튼 정도가 있고 그 외에는 철저히 생략되고 무시되었다.

우주공간에서까지 복잡한 계기적 설정을 익히느라 시간 낭비하지 않고 바로 우주라는 공간에서 ‘전투’라는 시각적 연출만 만끽하면 될 수 있도록 구성했던 것이다. 기존에도 이와 비슷한 게임들은 출시된 적이 있었다. 우주라는 배경에서 우주선 안에 탑승하여 미지의 생물체나 인간 이외의 종족 또는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갈라진 인류 간의 우주적 전투를 다루는 게임도 많이 있었지만 모두 ‘슈팅’ 게임 정도로 치부 될 뿐이었지 집중조명을 받을 정도로 유명해진 게임은 많지 않았다.  

   
[WING COMMANDER. 출처=https://www.mobygames.com]

 하지만, 크리스 로버츠는 ‘윙커맨더’라는 게임이 그렇게 작품성이 없는 게임으로 전락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윙커맨더’는 여기에 스토리라는 것을 추가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마치 하나의 SF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그 안에서 실제로 생각하고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게임을 이어 나간다는 느낌을 갖게 했고 이렇게 게임의 스토리와 플레이어가 상호작용하는 것을 빗대어 ‘인터랙티브 무비 게임’이라 칭했던 것이다.

이를 테면 미션 수행을 위한 브리핑 이후 긴급발진하는 장면 역시 실제와 같은 긴장감 있는 연출이 사용되었고 마치 내가 정말로 저 현장 속에서 같이 숨가쁘게 뛰어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그래픽과 애니메이션, 사운드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대부분의 플라이트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비행(Flight)’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것에 비해 ‘윙커맨더’는 비행은 단지 게임을 진행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적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윙커맨더’는 그보다 나와 나의 동료들 간의 관계와 내가 속해 있는 편대와 여러 편대가 속해 있는 우주 항모의 이야기들을 게임을 진행하면서 발견해 나가는 즐거움을 주는 게임이었다.   

   
[WING COMMANDER. 출처=https://www.mobygames.com]

게임 안에서 저장과 불러오기를 해야 할 경우에도 단순히 ‘세이브(Save)’, ‘로드(Load)’라는 글자로만 메뉴로 표기한 것이 아니라 침구류가 갖춰진 휴게실에서 잠을 자는 것을 ‘Save’라는 개념으로 사용했고 잠에서 깨어나 다시 활동하는 것을 ‘Load’라는 개념으로 차용했다.

이것은 훗날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 영화 ‘아바타’에서도 비슷한 개념을 실제와 가상의 세계, 또는 또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주인공의 변이적 상태를 표현하는데 사용되었다. 현실 세계에서 ‘윙커맨더’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잠을 자고 있던 캐릭터를 잠에서 깨워야 했고 ‘윙커맨더’ 세계에서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가려면 잠을 자러 가면 되는 것이 당시 게임들의 기준에서도 꽤 신선한 연출이었고 이런 식으로 ‘윙커맨더’는 게임의 많은 부분을 영화적 소재에서 차용했다.

또한 그런 소재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단순히 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는 주인공(플레이어)이 직접 중요한 분기마다 선택이 가능한 SF영화를 보면서 주요 장면에서는 직접 개입하여 활동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WING COMMANDER. 출처=https://www.mobygames.com]

사방이 탁 트인 활주로나 항공모함이 아닌 우주의 항모 격납고 안에서 출격하는 장면에서는 출구를 나가는 순간 바깥 상황이 어떻게 되어 있을지 모르는 긴장감이 항상 감돌았다. 출격 이후 다급하게 교전과 구원을 요청하는 아군들의 모습도 몰입감을 더했다.

출격 전에 받는 브리핑 또한 영화와 같은 장면처럼 꾸며져 있었고 많은 SF영화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했다. 크리스 로버츠는 게임 개발 외에도 영화와 각본에도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가능한 연출이었다.

‘윙커맨더’ 시리즈 3편에서는 실사 무비를 삽입하는 등 영화와 게임의 경계를 허물기도 했는데 ‘윙커맨더’는 1999년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크리스 로버츠가 직접 감독을 맡아 화제가 되었지만 영화 ‘윙커맨더’는 게임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실적으로 큰 손해를 봤다.

제작비만 무려 3000만 달러(약 325억 9500만 원)라는 거금을 들였지만 정작 개봉 후 총 수익은 1178만 달러(약 127억 9897만 원)라는 제작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흥행 참패를 했다. 게임과 영화는 분명히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게임에 등장하는 CG화면과 실사화면을 모아 영화로 만들면 이것도 성공하겠다는 섣부른 자만심이 부른 참패였다.

게임에 삽입된 CG, 실사 동영상에는 마크 해밀과 같은 대배우를 기용했으면서 정작 영화에는 그보다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로 구성한 점도 영화 참패의 원인이었다. 마크 해밀의 경우 ‘스타워즈’의 ‘루크 스카이 워커’로도 유명한데 평소 ‘스타워즈’의 팬이었고 어릴 적부터 ‘스타워즈’를 동경하던 크리스 로버츠의 요청으로 할리우드의 대 배우가 게임 동영상에 출연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이루어진 것이다.

비록 영화로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게임 ‘윙커맨더’는 확실한 흥행 보증수표였다. 크리스 로버츠는 ‘윙커맨더’ 게임을 통해 SF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의 대가로 거듭났다. 현재 크리스 로버츠는 오리진 시스템즈가 EA에 인수되고 이후 리처드 게리엇과 주요 인물들이 회사를 퇴사하자 함께 EA를 퇴사하고 2011년부터 ‘스타 시티즌’이라는 1인칭 우주 시뮬레이션 게임 개발을 하고 있다.

 킥스타터와 여러 모금 단체로부터 개발금액을 모금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이 게임은 2014년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였지만 모금 금액의 규모가 커지면서 새로운 콘텐츠 추가가 가능해져 개발기간의 증가로 2020년 현재 알파 테스트 버전 3.7.2가 진행중이다. 

   
[스타 시티즌Star Citizen]https://robertsspaceindustries.com/comm-link//17359-Star-Citizen-Alpha-372

우주를 향한 끝없는 열정과 열망이 꼭 실현되기를 바라며 참고로 오리진 시스템즈의 리처드 게리엇은 ‘울티마’를 통해 유명세를 얻고 후에 우주를 다녀왔다. 그리고 ‘윙커맨더’로 유명세를 얻은 크리스 로버츠는 지금 그 우주를 만들고 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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