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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게임별곡
[게임별곡] 게임 아닌 현실 속 ‘진정한 원더보이’ 타카하시웨스톤 비트 엔터테인먼트 #3 –원더보이: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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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11  16:2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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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보이 계보]

https://namu.wiki/jump/FQfFks9JOGl9Di6tcHJiaj8rKJ4rsDptDVcO73nH13kXcF6y3vO6vAuFx2gkFQjk

‘원더보이’ 시리즈는 ‘원더보이’라는 메인 캐릭터를 중심으로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ワンダーボーイ モンスターランド, WONDER BOY IN MONSTER LAND)가 제일 많이 알려졌고 그 외에도 다양한 작품들을 출시했는데 비교적 단촐한 시리즈임에도 그 계보가 상당히 복잡한 편이다.

‘원더보이’를 시초로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 외에 출시하는 플랫폼과 지역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거나 아예 게임 캐릭터를 새로운 캐릭터로 대체하면서 이름을 바꾸는 등 족보가 상당히 복잡하다. 특히 같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닌텐도의 패미컴용으로 출시할 때는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다.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는 허드슨에서 별도 제작을 하여 닌텐도의 패미컴용으로 출시한 게임인데 게임 이름에 있는 ‘타카하시’는 실제 허드슨에서 근무하던 직원 ‘타카하시 명인(高橋名人)’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섬(Adventure Island)]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섬(高橋名人の冒険島)’의 정확한 이름은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섬(高橋名人の冒険島)’이지만 모험섬의 섬이 한자로 ‘섬 도(島)’자를 썼기 때문에 모험섬이 아니라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라고도 불렸고 ‘타카하시(高橋)’의 한자어가 ‘고교’라고 읽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고교명인의 모험도’라고도 불리고 이도 저도 귀찮은 사람은 그냥 ‘원더보이’라고도 불렀다.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섬’은 안 그래도 복잡한 계보에 이름도 여러 개라 헛갈렸지만 여기에 영어판 이름까지 다른 이름인 ‘Adventure Island’였다. 닌텐도의 슈펴패미컴용으로는 ‘다카하시 명인의 대모험섬(高橋名人の大冒険島)’이 있었고 이것 또한 영어판(SNES)이름은 ‘Super Adventure Island’라고 다른 이름이 있었다.

이렇게 같은 게임을 두고도 출시된 플랫폼의 종류나 발매 시기에 따라 여러 이름을 갖고 있었지만 이러나 저러나 결국 원본 오리지널 작품은 ‘원더보이’였기 때문에 잘 모르거나 귀찮으면 그냥 ‘원더보이’라고 했다.

   
[원더보이(왼쪽)-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섬]

실제로도 게임을 해보면 배경이나 캐릭터의 움직임이나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패턴 등 별 차이가 없었고 주인공 캐릭터만 ‘원더보이’에서 웬 중년 아저씨 같은 ‘타카하시 명인’의 스킨으로 바뀌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초기 ‘원더보이’ 게임에서 캐릭터만 변경했던 상태에서 ‘타카하시’ 시리즈가 거듭될 수록 원본 ‘원더보이’와는 차별화되어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를 시작으로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2’,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3’,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4’, ‘타카하시 명인의 BUG테 하니 (高橋名人のBugってハニー)’, ‘타카하시 명인의 신모험도’, ‘타카하시 명인의 대모험도’, ‘타카하시 명인의 대모험도 2’,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Wii’ 등 다양한 시리즈로 발전되면서 처음 ‘원더보이’와는 전혀 별개의 게임이 되어갔다.

그런데 애초에 같은 게임이 이렇게 다른 캐릭터로 이름도 다르게 출시되어야 했던 배경에는 당시 ‘원더보이’의 개발사였던 ‘이스케이프’는 ‘SEGA’의 지원으로 원더보이 게임을 개발하여 유통, 배급을 SEGA에 일임했는데 이때 ‘원더보이’라는 상표권 역시 SEGA가 갖고 있었다.

이스케이프(웨스톤)는 SEGA 플랫폼 외에도 닌텐도 시장을 눈여겨 보고 있었다. 닌텐도는 SEGA와 더불어 콘솔 게임기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고 오히려 SEGA보다 더 큰 시장 장악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닌텐도의 패미컴용으로 출시는 당연한 일이었지만 문제는 상표권을 SEGA가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닌텐도와 SEGA는 8비트 게임기 시절부터 앙숙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서로의 견제가 대단했는데 SEGA 입장에서 닌텐도 시장에 자사의 상표권을 지닌 게임을 푼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과 같이 멀티 플랫폼 출시가 당연시되는 세상이 아니었던 그 당시에는 새로운 대작 게임이 어느 진영으로 출시되는지가 세간의 큰 화제(話題)가 되었다.

   
[원더보이 - SEGA]

1980~1990년대에 출시하는 콘솔 게임들은 대부분 닌텐도 아니면 SEGA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당시 ‘파이널판타지’ 시리즈로 잘 나가던 스퀘어조차도 닌텐도의 비위를 거슬리는 일은 할 수 없었고 ‘드래곤퀘스트’ 시리즈로 유명한 에닉스도 마찬가지로 닌텐도 진영의 플랫폼으로만 게임을 출시하고 있었다.

이에 맞서 SEGA는 ‘샤이닝’ 시리즈와 같은 RPG로 맞섰다. 닌텐도의 ‘마리오’ 시리즈에는 SEGA의 ‘소닉’ 시리즈로 맞서는 등 서로 간의 경쟁과 견제가 첨예하던 때에 같은 게임을 양쪽 플랫폼 모두 출시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적행위로 간주되었다. 아직 중소개발사였던 ‘이스케이프(웨스톤)’는 ‘원더보이’라는 게임을 이미 SEGA에서 출시했기 때문에 닌텐도의 플랫폼으로는 출시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원더보이 인 몬스터랜드]

그래서 꼼수를 쓴 것이 개발사의 이름을 이스케이프(웨스톤)이 아닌 다른 회사로 이름을 바꾸고 캐릭터도 바꿔 출시하는 것으로 ‘원더보이’라는 주인공 캐릭터는 ‘타카하시 명인’으로 바꾸고 게임 이름도 ‘원더보이’에서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라는 이름으로 출시는 ‘허드슨’에서 하는 것으로 닌텐도의 패미컴용으로 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게임 개발도 원래 이스케이프(웨스톤)에서 다 개발한 것이지만 자신들의 이름으로는 SEGA에 맞서 닌텐도의 플랫폼으로 출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시 닌텐도와 좋은 관계에 있었던 허드슨에 넘겨 약간의 개량 작업을 진행했다.

결국 허드슨에서 개발한 것으로 된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는 누가 봐도 ‘원더보이’ 짝퉁 게임이었지만 불법복제라던가 카피제품이 아닌 엄연한 정식 계약관계에 의해 업체 간의 거래였기 때문에 법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SEAG에서는 당연히 이를 별로 달가워하지 않았고 결국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원판 ‘원더보이’와는 다른 길을 걷게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시리즈 말미에는 완전 다른 게임이 되었다).

   
[타카하시 명인의 모험도]

이렇게 원작 ‘원더보이’와는 다른 길을 걷게 된 ‘타카하시’ 명인 시리즈에 등장하는 타카하시 명인은 ‘타카하시 토시유키((高橋利幸)’이라는 실존 인물이다.

타카하시 토시유키는 1982년 허드슨의 비즈니스 영업 부서에 입사한 후 홍보팀으로 이전되었는데 1984년 허드슨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자사의 게임들을 홍보하기 위해 이벤트를 개최하던 중 행사를 진행할 마땅한 사람을 찾기 어려워 결국 회사 차원에서 사내 모델을 기용하기로 했다.

이때 단순히 진행만을 위한 것보다는 뭔가 사람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강력한 것이 필요했고 이런 필요에 의해 인의적으로 만들어진 기획적 홍보 마케팅의 일환으로 탄생한 것이 ‘타카하시 명인’이다.

처음에 타카하시는 명인도 뭣도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점차 과열된 분위기 속에 어느 덧 ‘초당 16연사’의 장인이라든가 초당 16연사의 진동으로 수박을 깰 수 있다든가 하는 등으로까지 발전하였다(실제로 16연사의 진동으로 수박을 깨는 시연 영상도 있다).
 

   
[타카하시 명인]https://game.udn.com/game/story/121001/4854877

허드슨에서 전략적으로 게임의 명인으로 키우기 위한 이벤트의 일환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타카하시명인은 각종 게임 대회나 이벤트에 어김없이 등장하여 그 신예의 초당 16연사 스킬을 선보이며 게임계의 살아있는 마스코트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타카하시 본인은 이에 대해 늘 마음 속 한 켠에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는데 본인이 원하던 캐릭터도 아니었고 그것의 대부분은 사기행각에 가까울 만큼 조작되어 있던 것도 많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2017년 5월 28일 방영되었던 ‘しくじり先生 俺みたいになるな!!(시쿠지리 센세 나같이 되지 말아라)’라는 TV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사실은 ‘타카하시 명인’이라는 타이틀 아래 행해졌던 것들 중에 많은 부분이 실제가 아니었음을 밝히며 부끄러운 과거를 실토했다.

 ‘しくじり先生 俺みたいになるな!!(시쿠지리 센세 나같이 되지 말아라)’는 자신이 겪었던 실수나 실패(しくじり, 시쿠지리)한 경험을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자신이 실패하게 된 이유와 그로 인해 겪었던 고통과 함께 그로 인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들에 대한 이야기를 함으로서 자신과 같은 실수, 실패를 다른 사람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의 부끄러운 과거를 밝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타카하시 명인은 자신의 과거의 경험을 회상하면서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게임 기술이 훌륭한 명인의 수준에 이르렀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 매우 부끄러웠다고 했다. 애초에 유명인을 기용하게 되면 기획했던 예산의 범주를 넘게 되어 차라리 회사의 직원 중 한 명을 유명하게 만드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던 경영진에 의해 억지로 만들어진 캐릭터였던 것부터 문제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억지로 만들어진 게임의 명인이라는 타이틀은 회사 차원에서 개최하는 이벤트마다 빠짐없이 요란하게 등장했고 게임 대결 대회나 시연과 같은 이벤트를 위해 2주에서 1개월 정도 미친듯이 해당 게임만 연습하고 마치 평소에도 어느 게임을 하더라도 그 정도 수준은 기본이라는 듯이 게임 플레이 시연을 하는 등 사실은 서툴지만 능숙한 척을 하며 아이들을 속이고 있다는 것에 엄청난 심적 부담과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았다고 한다.

   
[타카하시 시리즈]

하지만, 이미 사태를 수습하기에는 갑자기 너무나 유명해져 있었고 ‘타카하시’ 시리즈는 출시만 하면 무조건 100 만장 이상은 팔리는 인기 게임이 되었다. 한술 더 떠 허드슨은 닌텐도에 출시하는 플랫폼 외에도 자사의 PC엔진이라는 별도의 독립적인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에 PC엔진의 주요 게임 소프트로 ‘타카하시’ 명인 시리즈를 라인업에 전면 배치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타카하시 명인’은 게임 외에도 게임관련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에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명인의 지위를 유지하는 내내 늘 떳떳하지 못한 자신에게 스트레스 받았지만 그래도 회사의 명운이 걸린 일이었기에 소홀히 할 수도 없었다.

그렇게 자신을 속이며 오랜 시간 ‘타카하시 명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던 타카하시 토시유키는 현재까지도 게임업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도키도키(두근두근) 그루브 웍스’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대표이사 명인으로 취임하기도 했다(현재 대표이사 사장은 무라이 사장이 취임).

   
[타카하시 토시유키https://mantan-web.jp/article/20140604dog00m200046000c.html

2016년에는 일본 e-Sports 촉진기구 대표이사에 취임하는 등 게임산업 전방위로 명인 타이틀의 과거 활동이력으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이제는 희화화되어 상처만 남은 영광일지라도 한때 그를 바라보며 동경했던 사람들을 위한 속죄의 의미이기도 하다.

우여곡절 끝에 많은 논란도 있었지만 자신의 부끄러웠던 과오를 다시 재연하지 않기 위해 진실을 밝히고 속죄하는 의미와 재기하고자 하는 의욕으로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는 타카하시를 보며 게임속의 ‘원더보이’와는 또 다른 현실 세계에서의 진정한 원더보이가 아닌가 한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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