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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 ‘너구리-너클 조’의 세이부, ‘라이덴’ 초대박SEIBU - ‘라이덴(뇌전(雷電)’ 탄생 이전의 세이부: 다이너 마이트 듀크 빅히트
정리=박명기 기자  |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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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18  06: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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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den(雷電)]https://ocremix.org/game/30640/raiden-arc

1980년대에서 1990년대는 슈팅 게임의 전성시대다. 목록을 나열하기 힘들 만큼 엄청나게 많은 슈팅게임들이 출시되었던 때다.

1980년대 오락실에는 1981년 남코의 ‘갤러그’(GALAGA)를 시작으로 1982년 ‘제비우스’, 1983년 ‘썬더포스’, 1984년 ‘벌거스’, 1942, 1985년 ‘ASO’(SNK), ‘그라디우스’, ‘트윈비’, ‘테라 크레스타’(일명 독수리 오형제), 1986년 ‘B-WINGS’, ‘다라이어스’, ‘타이거 헬리’, 1987년 ‘구극 타이거’(트윈 코브라), ‘R-TYPE’, 1987년 ‘제미니 윙’, 1988년 ‘타수진’, ‘파이팅 호크’, 1989년 ‘에어리어 88’ 등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슈팅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실험적인 슈팅 게임들도 많이 출시되었던 때이기도 하다.

그렇게 난립하던 슈팅게임들 속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룰이 정립되어 가기 시작했다. 기본 무기에 추가로 업그레이드 무기 시스템이 등장하고 일명 ‘핵폭탄’이라 불리던 비상시 특수 아이템과 보너스 시스템 등 슈팅 게임의 기본이 정립되어가던 때에 1980년대가 끝나고 1990년이 시작면서 ‘라이덴’이 출시되었다.

‘라이덴’은 1982년 창업한 세이부 개발(有限会社 セ イ ブ 開発)에서 출시한 게임이다. 세이부는 창업 당시 ‘세이부 전자’라는 이름의 전자기기 관련 회사였다. 세이부 개발은 1984년 세이부 전자의 아케이드 게임 부문을 법인화해 새로 만들어진 게임 개발업체다.

세이부 개발(Seibu Kaihatsu Inc. (有限会社 セ イ ブ 開発)은 1989년 ‘다이너 마이트 듀크(ダイナマイトデューク, Dynamite Duke)’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슈팅 게임 전문 개발업체로 두각을 나타내고 1년 뒤 1990년 ‘라이덴’을 출시하면서 슈팅 게임의 강자로 방점(傍點)을 찍었다.

   
[다이나마이트 듀크]https://segadoes.files.wordpress.com/2017/03/dynamitedukejp.jpg

‘다이나마이트 듀크’는 서기 2089년 오존층이 파괴된 지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게임이다. 오존층이 파괴되어 온실효과로 인해 지구의 인구는 절반 이하로 감소하고 이런 위기 사태에 세계 연합군이 결성되어 인류의 미래를 위해 강화 인간을 만드는 실험을 하여 결국 성공하였지만 이를 악용하려는 세력과의 싸움을 다루고 있는 디스토피아적인 게임이다.

게임 형식은 ‘카발’과 같은 3인칭 TPS 시점의 게임이다. ‘다이나마이트 듀크’의 캐릭터는 ‘듀크 뉴켐’(Duke Nukem)의 캐릭터와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 게임 이름도 비슷하게 ‘듀크’가 들어가 있다. 해외의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두 게임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 글이 많았지만 두 게임은 사실 연관성이 없다. 두 게임 모두 캐릭터가 금발의 근육질 남성이고 총을 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다이나마이트 듀크’를 해본 개발자들이 나중에 ‘듀크 뉴켐’이라는 게임을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말도 있었지만 정확한 사실 여부는 밝혀진 바 없다.

세이부 개발은 ‘다이나마이트 듀크’로 테크모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으며 슈팅 게임의 명가로 거듭났지만 이미 그 이전에도 많은 히트작들을 출시했었다. 세이부 개발에서 최초로 출시한 게임은 창업 시기인 1982년 출시한 ‘폼포코(ポンポコ)’이다. 국내에는 ‘너구리’ 게임으로 잘 알려진 게임으로 세이부 개발에서 개발하고 '시그마 상사(シグマ商事)'에서 유통, 배급을 맡았다.

   
[폼포코(ポンポコ)]http://babsika.cocolog-nifty.com/okiniiri/2006/09/post_22f7.html

‘너구리(폼포코(ポンポコ)’ 게임은 1982년 시그마에서 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개발은 세이부 개발에서 개발했다. 게임 진행은 단순하지만 아기자기한 너구리 캐릭터가 과일이나 야채를 먹으면서 점수를 얻는 게임으로 1980년대 ‘버블보블(보글보글)’과 함께 저연령층과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게임이었다.

‘너구리(폼포코(ポンポコ)’ 게임은 ‘X-Rally(방구차)’, ‘버블보블’과 함께 중독성 있는 BGM으로 1980년대 오락실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음악 중에 하나였다. 게임의 기본적인 사양은 Zilog Z80(3.072 Mhz) CPU에 남코의 Namco3 사운드 칩을 사용하고 컬러는 16색 밖에 사용하지 못한 288 x 224 해상도의 저 사양급의 게임이었지만 간단한 조작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게임 내용도 복잡하지 않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처음 게임을 접하는 초보자들에게도 접근하기 쉬운 게임이었다. 하지만, 정작 너구리 게임을 개발한 회사 세이부 개발은 이때만 해도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회사였다.

‘너구리’ 게임을 개발하긴 했지만 게임 사업에는 아직 초기 단계였기 때문에 유통이나 배급 등과 같은 부분까지는 여력이 부족한 상태였다. 자신들의 여력이 부족한 부분은 시그마 상사라는 회사를 통해 너구리 게임을 유통했는데 시그마 상사는 세이부 개발에 앞서 1974년 설립 된 회사로 주로 아케이드, 닌텐도 패미컴, 슈퍼패미컴, 세가 메가드라이브 등의 플랫폼으로 게임을 유통, 출시하던 회사였다.

   
[돌아온 너구리]

‘너구리’ 게임의 인기로 PC용으로도 몇몇 이식 작품들이 등장했다. 그 중에 ‘돌아온 너구리’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세이부 개발의 ‘너구리(폼포코(ポンポコ)’ 게임을 본떠 만든 게임이다.

1992년 경희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돌쇠’님과 ‘황성규’님이 개발한 게임인데 돌아온 너구리는 모바일 시대에 다시 등장하여 ‘Daring Raccoon’이라는 이름으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으로 다시 출시되기도 했다. ‘돌아온 너구리’ 게임 이전에 1989년 연세대 컴퓨터과학에 재학 중이던 이택경님이 만든 ‘Bong Bong’게임이 있었다. 이택경님은 DAUM(다음)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너구리’ 게임으로 성공한 일본의 작은 게임개발 업체 세이부 개발의 너구리 게임은 한국의 1세대 개발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끼친 게임이기도 하다.

   
[너클 조(Knuckle Joe)]https://www.arcade-museum.com/images/118/1181242124142.png

세이부 개발은 ‘너구리 게임’ 이전에도 1985년 ‘너클 조(Knuckle Joe)’라는 게임으로도 유명했는데 세이부 개발에서 개발하고 타이토(TAITO)에서 발매한 게임이다. ‘너클 조’ 역시 간단한 동작만 가능한 게임이었지만 특유의 속도감과 타격감으로 인기를 얻었다. 1980년대 동네 오락실에 가면 꼭 한 대씩은 있던 게임이었는데 주인공의 공격은 펀치와 킥이 주요 공격 스킬이었다.

‘너클 조’는 당시 일반적인 사이드 스크롤 진행 게임들의 지형이 단조로웠던 것에 비해 게임 배경 안에 존재하는 지형 지물을 이용한 높낮이를 구현함으로써 위 아래를 점프 키를 이용해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했다.

   
[너클 조(Knuckle Joe)]https://www.arcade-museum.com/images/118/1181242124142.png

자동차의 경우에도 올라탈 수 있었고 건물들의 경우에도 1층 2층 3층 등 높이에 따른 이동이 가능했다. 가끔 총을 들도 나오는 적군 때문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주인공도 총을 뺏어 쏠 수 있었다. ‘너클 조’는 1980년대 출시된 게임 중에서 속도감으로는 상위권에 들 정도로 빠른 움직임을 보여주는데 공격과 이동을 빠르게 진행하면서 유효 타격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적군에게 당할 수 있었기 때문에 단순한 이동, 공격 패턴에 비해 게임의 난이도는 낮지 않았다.

최고의 고수들은 이동과 공격을 거의 동시에 하는 신의 경지를 보여주었는데 펀치 버튼의 유효 판정을 얼마나 빠르게 치고 빠지는가 하는 것이 게임의 승리 포인트였다.

세이부는 슈팅 게임이나 액션 게임 외에도 스포츠 게임으로 ‘세이부 컵 축구(사커)’라는 게임도 개발했는데 1992년 출시한 축구 게임이다. 원제는 ‘세이부 축구’이지만 동네에 따라 ‘세이브 축구’라고 잘못 표기된 곳들도 많았던 게임으로 해외판 이름은 ‘Olympic Soccer '92’였다.

   
[세이부 컵 축구(Seibu Cup Soccer)]https://tcrf.net/File:Seibu_Cup_Soccer-debug.png

세이부의 게임답게 속도감 있는 이동속도가 특징이었던 게임으로 기본 이동 조작과 A, B 두 개의 버튼만으로 진행하는 단순한 축구 게임이었지만 발리슛이나 헤딩슛, 오버헤드 킥과 같이 여러 가지 슈팅 기술을 구사할 수 있어 인기가 많았다.

‘세이부 컵 축구’는 실제 축구 룰에 기반하여 규칙을 적용하기보다는 축구를 소재로 하는 액션 게임에 가까웠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규정이나 파울 선언 등에 고민 없이 맘대로 지르고 달릴 수 있어서 초심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인기의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실존하는 스포츠의 룰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싹 다 무시한 채로 내지르고 달리기만 해서는 자칫 유치한 삼류 게임이 될 수 있었다. 이런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세이부 컵 축구’는 실제 선수들의 얼굴을 모델로 선수들을 만들었고(한국 선수 중에는 김주성 선수가 있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나 슛 동작 등을 실제와 같은 느낌으로 구현하여 게임의 무게를 잃지 않았다.

그리고 몇 가지 게임적인 요소를 넣어 실제보다 과한 느낌을 주기는 했지만 이 역시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정도라는 느낌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서의 과함이었지 밑도 끝도 없이 말도 안 되는 허황된 내용들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은 게임이 되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1992년 출시한 ‘세이부 컵 축구’ 외에는 달리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지도 않았다. ‘위닝 일레븐’ 시리즈는 1995년부터 시리즈가 시작되었고 EA의 ‘FIFA’ 시리즈도 ‘FIFA International Soccer(FIFA 94)’ 이후 ‘FIFA Soccer 95‘부터 시작이라고 본다면 1992년 당시에 마땅한 축구 게임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Kung-Fu Taikun]https://www.romhacking.net/translations/5310/

그 밖에도 1984년 출시한 ’쿵푸 타이쿤(Kung-Fu Taikun)‘같은 게임도 있었다. 보통 타이쿤(Tycoon)류 게임이라고 해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에 타이쿤이 붙은 게임이 많은데 ‘OOO Tycoon’과 같은 게임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타이쿤(Tycoon)은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이나 그 무엇을 가리키는 대표격 호칭으로 시드 마이어의 ‘레일로드 타이쿤’ 이후 ‘롤러코스터 타이쿤’, ‘트랜스포트 타이쿤’ 등과 같이 게임 이름 뒤에 타이쿤이 붙는 게임들은 대체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 많다.

보통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들 뒤에 붙는 ‘타이쿤(Tycoon)’은 일본어인 ‘大君(대군)’에서 유래 된 말이다. 일본 에도 시대에 ‘쇼군(장군, 将軍)’을 칭하던 호칭인 ‘大君(대군)’에서 유래된 타이쿤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서양으로 건너가 서양에서 다시 일본으로 역수입 된 외국어로 사용되고 있는 이례적인 단어다.

세이부 개발에서 개발한 ‘쿵푸대군(쿵푸 타이쿤, Kung-Fu Taikun)’은 타이쿤(Tycoon)이라는 단어를 게임에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1990년 출시한 시드마이어의 ‘레일로드 타이쿤(Sid Meier's Railroad Tycoon)’보다 앞서 타이쿤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게임이다. 물론 ‘Tycoon’과 ‘Taikun’은 서로 다르지만 또 같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유래된 내용이 달라졌을 뿐 ‘大君(대군)’이라는 어원은 같은 것이다.

   
[Empire City: 1931]https://photos.wowroms.com/emulators-roms-logo/54/3354/420-420/empcityj.jpg

세이부 개발은 ‘너구리(폼포코’(ポンポコ 1982)를 시작으로 ‘쿵푸 타이쿤’(1984), ‘너클 조’(1985), ‘다이나마이트 듀크’(1989) 외에도 ‘스팅어’(1983), ‘Scoin’(1984), ‘샷 라이더’(1985), ‘위즈’(1985), ‘엠파이어 시티 1931년’(1986), ‘Panic Road’(1986), 크로스 슈터(1987), ‘팝 앤런 더 비디오 게임’(1987), ‘데드 앵글’(1988) 등 수 많은 게임을 출시하며 기술력을 다져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1990년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슈팅 게임의 전설이 시작된다. 바로 ‘라이덴’의 출격이었다.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글쓴이=김대홍 schnaufer@naver.com

게임톡 정리=박명기 기자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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