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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소 수렴계곡, 중국 장가계-설악산이 모델[인터뷰] 조용환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 배경리드 아트디렉터
박명기 기자  |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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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29  14:5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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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환 엔씨소프트 ‘블레이드앤소울’ 배경리드 아트디렉터
[게임톡] 게임 개발과정에서 다채로운 캐릭터만큼 아름다운 배경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바 배경 아트디렉터다. 연극이나 뮤지컬로 치면 무대를 만드는 이들이다. 게임에서는 연극보다는 더 큰 무대인 ‘월드’로 표현된다. 컨셉 아트 등 원화와 오브젯을 총괄하는 인터그레이션, 월드를 이루는 모든 구성요소인 어셋, 디자인으로만 만들 수 없는 테크니컬 이슈를 다루는 TA 등으로 역할이 나뉜다.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의 배경리드 아트디렉터는 조용환씨. 디자인 전체인원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34명을 총괄지휘하는 무대감독이다. 그는 “서양 판타지 아니면 SF만 생각해오다 동양 무협인 ‘블레이드앤소울’을 개발하면서 한국적, 동양적 분위기의 배경을 위해 고민이 많았다”며 “또한 기존 MMORPG 특성보다 점프가 많고, 날아다니고, 이동하면서 전투하는 장면이 많다. Z축 이동이 많고 카메라 이동도 빈번하다. 그래서 언뜻언뜻 보이지만 자주 보이는 것이 스카이라인이라 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 신규 원화
■ “배경은 연극으로 치면 배우들이 연기하는 무대”

배경팀은 이름처럼 항상 배경에 있다. 그래서 눈에 잘 안 띈다. 그는 배경팀을 두 가지로 설명했다.

“확 와닿게 설명하자면 연극이나 뮤지컬의 무대로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어떤 한정적인 장소가 아닌 개념적인 공간이다. 시간이 흘러가고 특성이 나오고 이야기가 흘러가는 그런 곳 말이다. 게임에서 PC 캐릭터와 NPC, 몬스터 등이 그 장소에서 한 이야기를 가지고 한 흐름으로 움직이고 묻히지 않게 설계를 하는 것이 우리 일이다.”

   
▲ 원화 직전 컨셉화 '제룡림-충각단동해함대'
기획이나 시나리오, 캐릭터가 배경과 싱크로율 95~100%를 이루도록 맞춰야 한다. 이동할 때나 전투할 때나 얼마나 잘 맞나, 이야기 풀어나가는데 어색한 느낌이 안들도록 하는 것도 주요한 역할이다. 여기에 게임 속 강력한 아이콘인 캐릭터를 제외하고 게임 내 풍광과 느낌을 전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같은 디자인이지만 캐릭터와 배경은 차이가 많다. 이걸 혼돈하다간 자칫 캐릭터와 배경이 따로따로 놀 수 있다.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다.

“캐릭터 화풍을 연속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소속된 문파의 옷이나 액세서리의 통일, 집과 마을, 지역을 꾸미는 데도 연관된 색을 일관되게 보여줘야 한다. 캐릭터가 먼저 특성화하고 이런 계열의 색을 많이 쓰니 배경에서도 그런 특성을 살리자는 식의 협업을 상시적으로 하고 있다.”

■ 블레이드앤소울 “중국 풍 기본베이스 한국미 가미”
11년 경력의 그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를 총괄하다 다른 프로젝트를 거쳐 ‘블레이드앤소울’ 기획팀에 잠깐 몸을 담았다. 그리고 나서 배경으로 복귀해 총괄을 맡고 있다. 문제는 ‘블레이드앤소울’이 기존의 엔씨소프트의 전형적인 스타일인 서양 중세 배경의 판타지가 아니라 동양 판타지 무협이라는 것. 기존 스타일에 변화하고 적응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그는 “저도 서양 판타지 아니면 SF만 생각해왔다. 주로 접한 소설이나 영화도 비슷했다. 그러니 동양 무협이나 한국적 분위기, 화풍 등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아다시피 동양 건축물은 훨씬 텍스처가 많이 들어간다”며 “한국적인 미로 대표되는 온돌 문양, 단아한 선, 처마, 단청의 화려한 색 등을 짧은 기간에 승화해 녹여내는 것은 말도 안된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강호 고수를 객잔(중국식 여관)에서 만나는 중국적인 것을 기본 베이스로 했다. 거기에 한국적인 미를 가미했다”고 토로했다.

가령 이런 식이다. 한국적인 미를 표현한다고 건축양식을 어설프게 구현하는 것보다 풍경에 관련된 소소한 배경을 집어넣었다. 그는 “한국에서 늘 보는 솔밭을 생각해보라. 강원도 바닷가로 여행가면 민박집에서 바닷가로 가는 중간에 솔밭이 꼭 있다. 이렇게 늘상 접할 수 있는 것을 가미했다”고 설명했다.

   
▲ 수련계곡
■ 장가계의 솟대바위에 설악산의 단풍나무 접합

‘블레이드 앤 소울’의 가장 주목받는 캐릭터로 잘 알려진 ‘남소유’가 유명 드라마 ‘아내의 유혹’의 팜므파탈 여주인공 장서희에서 모티브를 딴 것처럼 게임 속 배경 중 우리가 잘 아는 지역의 모티브는 없을까.

“수련계곡의 경우 중국의 장가계와 한국의 설악산, 두 장소를 합쳐놓았다. 장가계가 고수들이 산꼭대기나 폭포에서 뛰어내리거나 무술 대회를 여는 그런 분위기다. 게임 속에서 호쾌하게 뛰어내리게 하는 장소로 장가계와 설악산을 두고 고민이 많았다. 설악산의 경우 뛰어내려도 다음 장면의 해결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장가계의 솟대바위를 배경으로 삼되 레이아웃에서 우측 스크린샷에 단풍나무를 넣었다. 달력에서 보이는 설악의 가을 같은 분위기를 삽입한 것이다.”

   
▲ 설악산 가을 느낌
무협풍을 표방하는 ‘블레이드앤소울’의 또다른 재미 중 하나가 뛰어내리는 것, 즉 경공이다. 앞으로 그랜드 캐년 등 세계적인 관광 명소의 모습도 차용해 넣을 생각도 하고 있다. 그는 “ 앞으로도 그런 배경 계속 추가하겠다. ‘블레이드앤소울’이 뛰거나 날아다니는 것이 특성이라 그같은 배경을 가진 지역을 적극 활용해 기획팀과 함께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할 생각”이라고 구상도 털어놨다.

‘블레이드앤소울’은 경공을 자유롭게 한다. 지붕으로 올라갔을 때 아무 장소에서나 뛰어내릴 수 있을까. 지붕이 높은 탑 같을 경우나 나무 꼭대기 위에서 뛰어내릴 경우를 상상해보자.

“첫 번째로 그레이 월드다. 신 컨셉 원화 먼저 진행하고 다양한 신 컨셉을 만든다. 그리고 거기 걸맞은 월드를 구성한다. 처음에는 러프하게 설정했다가 각 포인트 잡는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아름답게 만들 수 없으니 잘 보여줄 수 있는 장소를 3D로 스케치해 러프하게 작성한다. 여기서 이런 뷰, 저기서 저런 뷰를 구상한다. 그걸 토대로 세부 디자인을 하고 다시 인터그레이션해서 다시 월드를 구성한다.”

   
▲ 대나무마을 제작과정1
   
▲ 대나무마을 제작과정2
   
▲ 대나무마을 제작과정3
■ “머털도사 누덕봉 아이디어, 첫 배경 무일봉 각별”

배경 리드 아트디렉터로서 ‘블레이드앤소울’ 속 공간 중 가장 특별히 기억하고 장소는 어딜까. 그는 “어느 것 하나 심혈을 기울이지 않은 장소는 없다. 하지만 하나를 들라면 스토리가 시작하는 무일봉”을 꼽았다.

무일봉은 여러 가지가 합쳐져 있는 장소다. ‘머털도사’의 누덕봉처럼 소소한 삶을 표현하는 곳에서 스토리를 출발한다. “좁은 봉우리위 초가집 한 채 얼마나 멋있나. 괴팍한 스승에 불쌍하게 생긴 제자의 모습도 흡인력이 있다. 그런데 이견이 생겼다. 유저가 게임 속으로 들어와 처음 마주치는 곳인데 소소하고 불쌍한 것만을 보여줄 것이냐. 더욱이 평면적인 지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말이다.”

이러던 차에 게임에 경공이 등장한다는 소식을 들려왔다. 주문은 “질주하면서 뛰어내리세요”였다. 소소한 일상을 표현하며 출발해야 하는데 뛰어내리라니.... 그래서 게임 내용을 전면 튜닝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리드디렉터로서 그는 “어떻게든 처리할 테니 제발 며칠 시간을 달라고 했다. 그래서 전에 만든 리소스 갈아엎고 새로 만들게 된 지역이 무일봉이다. 처음에 경공할 만한 장소를 찾아보니 배신자 만나는 장소와 홍석근 사부 만나 대련장으로 가는 장소 두 군데였다. 여기서 시네마틱 영상을 연결해 날아보게 하자. 그런 요소를 다 연결해 탄생한 장소, 고생도 많이했고, 심혈도 많이 기울여 첫 경공이 등장하는 장소가 된 것이 무일봉”이라고 했다.

■ 배경공부는 독학, ‘갓오브워’ ‘사일런트 힐’ 영감
여기서 궁금한 것 한가지. 캐릭터는 출간된 책도 많고, 주위에 지망생들도 허다하다. 그렇다면 배경을 가르쳐주는 곳은?

“배경에 관해서는 개인적으로 좋아서 공부했다. 지금 30대 개발자, 배경 캐릭터 기획 등 대부분 독학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캐릭터 쪽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림 스타일도 펜화나 콘스레스트 센 걸 선호했다. 실제로 캐릭터를 아무리 예쁘게 그려보려고 해도 표정이 음산하게 나왔다”며 “가족이 건축 토목 설계를 많이 해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기도 하다. 건축 설계 관련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건축은 공간과 빛에 대한 설계’라는 말이 꽂혔다.”

   
 
이때부터 ‘어떻게 하면 빛을 통해 아름다운 설계를 하느냐’를 생각했다. 낙서도 캐릭터보다 대부분 실내나 풍경, 늘 배경만 그리면서 살았다. 하지만 국내서는 배경관련 자료를 정말 구하기 힘들었다. 캐릭터 관련 자료는 엄청나지만 배경은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막연했다. 5~6년 전엔 환경 디자인, 건축, 조명 잡지 등을 참고하면서 조금씩 접근해 나갔다. 건축과 환경쪽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실제로 설계도 약간 공부해보았다. ‘리니지2’ 개발할 때는 건축학과 학생을 뽑기도 했다.

게임을 통한 배움도 있었다. 그는 “취향대로 하면 저는 MMORPG가 아니다. 제가 좋아하는 게임은 ‘갓오브워’ 시리즈와 ‘사일런트 힐’로 정말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옛날 게임 중 호러 장르인 ‘이코(ICO)’의 경우 꽤 고즈넉한 풍경 잘 표현했다. ‘배틀필드3’를 통해서는 라이트(빛)를 표현하는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 "최적화는 다 수동, 마지막엔 피가 마른다"
그가 배경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어설프게, 가볍게 만들고 싶지는 않은데, 건축과 자연을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도 없다는 딜레마”다.

뛰어놀아야 하니까 월드에 들어갈 배경 양이 너무 많다. 캐릭터의 경우 해당레벨 때 해당스펙이 계속 나온다. 배경은 다르다. 캐릭터 디자인 때보다 더 양이 많고 바뀌는 폭도 넓다. 그렇다고 너무 재활용을 하면 똑 같은 것이 자주 보여 싫었다. 그런 모든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가장 어려운 것은 늘 마지막에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정말 어렵다. 최적화를 하는 것은 다 수동이다. 수동으로 어떻게든 맞춰야 하니 피를 말린다”고 했다.

현재 ‘블레이드앤소울’은 콘솔판도 같이 개발 중이다. 별도 팀을 두어서 따로 관리하고 있다. 그는 “최소한 최적화한 것을 콘솔팀으로 넘겨 거기서 다시 한번 최적화한다. 데이터 특성도 달라서 아예 따로 관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주문에 그는 “강호에 어서 오십시오”라고 짤막하게 인사할 뿐이었다. 주연배우가 아니라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는 그런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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