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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기 기자의 e스팟] 사이버 1촌과 부모 자식 1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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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11.27  12: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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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기 기자의 e스팟] 사이버 1촌과 부모 자식 1촌

요즘 아이들은 "실제 부모·자식 간보다 인터넷 1촌이 친숙하다"라고 당당히 말한다. 인터넷 1촌이란 미니 홈피 등을 통해 표현되는 사이버상의 친한 인간 관계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동아리방에서 싹튼 '인맥 커뮤니티'로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사이트는 싸이월드다. 성공 비결은 도토리와 1촌이었다. 선물 아이템인 도토리는 거부감 없는 캐릭터로 선물에는 딱이었고, 부모와 자식 사이를 가리키는 1촌을 차용해 한국 사람 특유의 끈끈한 가족애가 묻어났다.
 
1촌을 맺으면 부모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자신만의 비밀까지도 공유할 수 있다. 또 파도타기를 통해 1촌의 인맥까지 한눈에 볼 수 있고, 새로운 1촌 맺기가 가능하다. 디지털 카메라 붐이라는 운이 따랐지만 미니 홈피의 성공은 1촌과 도토리라는 토종 이미지가 디지털에 접목돼 시너지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또한 1촌 맺기 문화는 "생판 모르는 사람도 여섯 단계만 거치면 알게 된다"는 오프 라인의 네트워크 법칙을 온라인상으로 흡수해 몇 단계나 줄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연예계 핫 이슈인 열애설이 터질 때마다 싸이월드의 미니 홈피가 함박웃음을 짓는다. 그만큼 진솔한 자신의 모습이 담겨서일까? 지난주 화제가 된 김희선의 열애설은 미니 홈피에 핑크빛 메시지가 맨 먼저 노출됨으로써 발각되었다.
 
김희선뿐이 아니다. 그동안 이 사이트의 미니 홈피는 올해 3월 10일 전도연의 결혼 직전 열애설 공개, 4월 15일 김정은·이서진의 연인 인정, 4월 말엔 한지혜-이동건의 핑크빛 사랑이 흘러나왔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2월엔 소이현-고유진 커플이 사귄 지 1년 됐다는 소식을 알렸고, 2004년에는 조승우-강혜정의 열애설이 터져 나왔다. 이 조-강 커플은 올해 초 결별했다.
 
핑크빛 화제를 몰고 올 때마다 1촌들은 미니 홈피를 방문해 격려와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김희선의 연애설이 나오자마자 1촌들은 아침부터 미니 홈피에 몰려와 방명록에 축하 인사를 올렸다. 조-강 커플이 헤어졌을 때는 미니 홈피엔 "헤어졌어도 힘내라"는 방문 메시지가 이어져 이채를 띠기도 했다.
 
이 같은 인터넷 1촌의 관심도·친숙도에 비해 실제 한국 가족의 1촌인 부모와 자식 사이는 어떤 모습일까? "태어날 때는 1촌, 이성 친구가 생기면 4촌, 결혼하면 사돈의 8촌, 자기 자식 낳고 나면 해외 동포가 된다"는 농담 아닌 농담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가정의 달 5월도 이제 마지막날이다. 문득 중학교 3학년과 초등학교 5학년인 우리 아이들과 시간을 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웬걸, 두 아이 모시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예약은 필수인데다 덤으로 당근 작전까지 구사해야 마지못해 반응을 보인다. 너무 늦었지만 학원이나 모임 등 스케줄로 꽉 짜인 아이들을 달래 근사한 저녁을 먹고, 예전처럼 노래방에 가서 딸아이가 좋아하는 자우림 노래라도 실컷 들어 봐야겠다.

박명기 기자 일간스포츠 2007년 5월 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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