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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형 대표 “윈드러너 100일, 일본도 반했어요”[인터뷰] 카톡 한번 탈락 딛고 재기, 한국-일본 쾌속질주 함박웃음
박명기 기자  |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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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5.08  07:3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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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러너’는 카톡 심사 한번 떨어진 게 전화위복이 되었다.”

벌써 100일이다. 8일은 카카오톡에 출시한 달리기게임 ‘윈드러너’가 출시된 지 100일째 날이다. 좀체 흥분하지 않는 이길형 링크투모로우 대표도 이 대목에서는 좀 톤이 올라갔다.

특히 ‘윈드러너’는 위메이드 모바일게임으로 처음으로 랭킹 1위에 올랐고, 3개월 이상 선두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초대박을 기록했다. 이제 일본에서 질주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지난 1일 기준 일본 현지 매출이 국내 매출을 약 8% 가량 앞지르기 시작했다.

‘캔디팡’으로 캐주얼 ‘촉’을 입증하더니 ‘윈드러너’로 만루홈런을 날린 이길형 대표. 그는 “링크 투모로우는 3년간 어려움을 겪어보았지만 그 시간이 모바일 시장 진입해 촉매가 되었다. 인력도 잘 모였고, 카카오톡이 출발할 무렵 위메이드에 편입되어 위기 대응을 할 수 있었다”고 ‘윈드러너 100일’를 회고했다.

   
 
■ 1등 계보 ‘딱’, 한게임 10년 경력 캐주얼 ‘촉’
이길형 대표는 한게임 출신으로 한국에서 셋 손가락 안에 꼽히는 캐주얼 게임 스타 개발자다. 스스로 10년 경력을 겪어 해보니 캐주얼 공식을 절로 알게 되었다고 했다. 특히 하드코어나 MMO 게임과는 다른 캐주얼만의 ‘촉’을 믿는다.

그는 “애니팡-캔디팡-드래곤플라이트를 이을 카톡 1등 계보로 자동차나 런 게임 중 하나로 보았다”며 “그런데 자동차('다함께 차차차'가 흥행 대박)는 3D라는 기술적인 문제로 저희가 한게임에서 개발해본 ‘고군분투’를 이은 런 게임을 개발했는데 제대로 적중했다”라고 말했다.

한국 모바일 게임 역사는 ‘카카오톡 게임하기’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 대표는 스스로 “운이 좋다”고 말한다. “카카오톡에 5.8% 지분으로 참여한 위메이드와 만난 것, 가장 잘 하는 캐주얼 장르로 카톡에 남보다 더 빨리 입점한 것, 위메이드라는 경험 많은 회사와 함께 빠르게 위기를 대응할 수 있었다.”

역시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윈드러너’는 출시 2일만에 구글-애플 양대 앱 마켓 1위에 오르더니 역대 최단 기간(12일) 1000만 다운로드 돌파했다. 위메이드 모바일게임으로 처음으로 랭킹-매출 1위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을 통해 2월 19일 진출한 일본 시장에서는 애플 앱스토어 및 구글 플레이 마켓 내 전체 게임 매출 2위에 올라 깜짝 놀라게 했다. 더욱이 매출이 한국보다 8%이나 넘어서 시선을 집중시켰다. 그는 “일본은 ‘모바일천국’이다. 갑자기 뜨거나 차가워지는 시장이 아니다. 지표가 점점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며 웃었다.

■ 달리기에 속도+멀리뛰기도 활용 재미 쑥쑥
‘윈드러너’는 숲속, 모래사막 등 동화 풍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달린다. 귀여운 캐릭터를 화면 터치로 점프시키며 장애물은 피하고 별은 획득해 점수를 쌓는다.

이 대표는 게임 개발에서의 달리기 방식의 다른 게임과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그는 “가령 속도를 2배속으로 하면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재미가 떨어진다. 사람이 빨리 달려가서 그 힘으로 높이, 멀리 뛰어보자는 것을 활용했다”고 했다.

   
 
이어 “그것은 물론 매 스피드마다 찍어줘야 번거로울 수도 있다. 버섯도 두 개 있어도 다 밟을 수 없을 수도 있다. 나중에는 네 중에 하나만 밟을 수 있다. 이 점이 아기자기한 재미다. 물론 되레 어렵게 느끼는 유저도 있어 아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게임은 획득한 별의 수와 달린 거리를 합산해 최종 점수가 결정된다. 이 점수를 바탕으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등록된 친구들과 기록 경쟁을 즐길 수 있어 자극을 준다. 참, 3일에는 플레이 중 30초에 한번씩 부활 능력을 생성하는 파격적인 펫 ‘드래곤’이 등장했다.

■ '잘되는 이름은 홀수'라는 징크스 깨다
‘윈드러너’는 기존의 잘되는 게임들처럼 이름이 홀수가 아니다. 예전에 인터넷 회사가 N을 붙이는 것처럼 ‘애니팡’ ‘캔디팡’ ‘드래곤플라이트’ ‘모두의 게임’ 등 홀수 이름이 대박 공식의 일부였다.

하지만 ‘윈드러너’는 이 통념을 뒤집었다. 그는 “제가 ‘시간탐험대’를 추천했는데 남궁훈 대표님이 ‘별로다’라고 하셨다. 그래서 30~40개를 두고 고민하다 ‘윈드러너’를 추천했다. 남궁 대표님이 이번에도 ‘별로’라고 했다. 그렇지만 ‘한번 하시죠’라고 작명을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잘되었다. 해외 진출할 때도 발음하기 편했다”라고 말했다.

물론 홀수 게임명으로 대박게임은 ‘다함께 차차차’가 먼저다. 게임명에 관한 이야기 하나 더. “이름에 달리는 것이라는 느낌을 주자고 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것 안 나왔다. ‘윈드러너’는 예전 제가 좋아하던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실버다스라는 캐릭터를 따왔다. ‘바람처럼 달리면 좋겠다’. 와우 유저가 분명히 알 거야 생각했다.”

   
 
어쨌거나 잘되는 집안은 달라도 다르다. ‘윈드러너’는 유저들로부터 발음과 뜻이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이름 징크스를 깨고 위메이드에게 제대로 1등 자리를 꿰차게 만들었다.

■ 만드는 사람이 재미 있어야 게임도 성공!
그는 요즘은 틈틈이 밤 10시 넘어 맥주를 한 잔 할 때도 있고, 토요일에도 쉬고 조조로 영화 ‘아이언맨3’을 보러가기도 한다. 하지만 ‘윈드러너’는 주 7일 무색할 정도로 열심히 개발했다. ‘캔디팡’를 개발할 때 못본 지표, 유저 성향과 주 시간패턴 분석 데이터를 다 쏟아부어 게임의 안정화가 아주 높아졌다.

그는 “‘슈가팡’ ‘캔디팡’ 때부터 쌓아온 크로스마케팅을 통해 초기 진입을 무난하고, 장르 성공 확신, 제작 확신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담당 개발자들이 반응이었다. 쉬는 시간에도 ‘윈드러너’를 했다. 그래서 그들이 애정도 있지만 재미가 있어서라는 확신을 했다. 물론 이 정도일 줄 예상은 못했지만...”

그 과정에 개발자 ‘과로사(?)’ 걱정까지가 등장했다. 4시간 잠을 자면서 사흘 반나절을 새운 개발자가 퇴근해 걱정해 그는 한숨도 못잤다. 게다가 그 직원이 출근이 늦어 “테스트 폰 어디 있어”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랬더니 “서랍에 있어요”라는 답이 와 가슴을 쓸어내리던 기억이 있다.

이 개발자는 일본에 가서 3년밤을 설득해 모셔와(?) 일본 대지진 때 부모님이 걱정을 덜어줘 칭찬을 받았던 그 직원이다. 그는 “다 그렇지만 모바일 게임은 만드는 사람이 즐겁고, 개발자가 쉬는 시간에 재밌게 놀 수 있어야 성공한 것 같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겼다.

■ 모바일게임 시장 “아타리 쇼크 없다”

그는 카카오톡 게임 ‘애니팡’을 통해 모바일 게임에 입문했다. 벌써 6개월이 넘었다. 소회를 묻는 질문에 도발적인 답이 나왔다. 그는 “요즘 ‘아타리쇼크’(1982년 과열 판매경쟁과 질 낮은 게임이 넘쳐나 비디오시장 줄줄이 도산한 사건)를 거론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저는 ‘아타리 쇼크’는 없다고 확신한다”라고 단정했다.

아타리쇼크라는 용어는 ‘경쟁력 없는 게임’이 범람하는 것으로 같이 몰락하는 것을 이른다. 그는 “스마트폰 유저들이 바보처럼 같지 않는다. 많이 쏟아진 것 같지만 카톡-라인이 호락하지 않다. 모바일 라이프스타일이 ‘주식시장’처럼 상승-급락-반복하는 양상은 비슷하다. 카카오 게임이 주 5개가 나오는데 퀄리티 좋지 않은 게임은 성공하지 못한 경우 많다. 가령 ‘쿠키런’은 ‘윈드러너’와 비슷한 장르 게임이다. 마케팅도 안하는데 올라오고 있다. 아타리 쇼크는 없다.”

MMO 게임 등을 개발해온 이들의 자존심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그는 “그들의 눈에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은 고작 얼굴 바꾸는 것에 불과한 게임, 동작 하나하느냐 두 번 하느냐는 식으로 볼 수도 있다. 길드-스킬-전직 등 10년 콘텐츠 동안 만들어왔는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시간 프랑스 정식만이 최고 음식은 아니다. 5000원 햄버거도 충분히 좋은 음식이다. ‘이것이 무슨 음식이냐’며 짝퉁이다, 게임이 아니다 등 식이라는 인식보다 ‘자존심이 있어야 발전이 있다’ ‘사용자는 바보 아니다. 스마트하다’라는 의미를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1년 전 임금 체불, 아무도 안 나간 직원 고마워”

이 대표를 인터뷰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 사무실을 찾은 것도 ‘캔디팡’ 인터뷰 이후 3개월만이다. 대박난 사무실 풍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런데 통로쪽 파티션 하나 달랑 하나고, 사장 직무책상도 여전히 직원 사이에 있다. 16명 직원이 21명으로 늘어난 것 외에 똑같다.

한게임 시절 잘 나갔던 캐주얼게임 스타개발자였던 이길형 대표는 2007년 “게임을 그만 두자”하던 적도 있다. 도쿄게임쇼에서 헝겊인형 게임을 보면서 자책하며 포기를 할 뻔했다. 그러나 소셜게임의 활성화를 보며 NHN에서 재직 중이었을 때부터 함께 했던 동료들과 창업을 결심했다.

이제 그는 명실상부 한국-일본에서 초대박게임을 만들어낸 개발사 명가를 일구어냈다. 그는 “‘윈드러너’ 덕분에 몇 년간 살 수 있는 경제력을 축적해 좋다. 또한 야근이 1주에 7일에서 이틀로 줄었고, 성과가 나오니 가족들도 이해해준다”며 “1년 전 임금 체불에도 불구하고 한 분도 안 나가고 믿어주었던 직원들 때문에 이런 결과를 만든 것 같다”라고 새삼 직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참, 이길형 대표의 ‘윈드러너’의 최고 기록은 어떻게 될까. 5000미터에 40만점이다.

한경닷컴 게임톡 박명기 기자 pnet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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