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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별곡10] 가본 적 없는 나라 '뉴질랜드 스토리'앙증맞고 아기자기한 캐주얼 액션, 뼝아리 아닌 키위 엉뚱 다툼
큐씨보이 기자  |  gamecus.ce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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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17  07: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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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정겨움이 느껴지는 지구촌 나라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뉴질랜드’가 1순위다. 정작 한 번도 가본 적 없지만, 필자의 기억 속에 ‘뉴질랜드’라는 나라가 정겹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게임 ‘뉴질랜드 스토리’ 때문이다. 

   
 타이틀 화면
중학교 시절 필자가 살던 동네는 ‘구암동’이라는 동네였다. 그 때 필자의 별명이 ‘구암동 뉴질랜드’였으니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거의 매일 동네 오락실 구석에서 3번째 자리에 있던 ‘뉴질랜드 스토리’는 필자의 자리였다. 끝판에 다다를 무렵에는 여기저기서 구경꾼들이 응원의 힘을 원기옥마냥 불어넣어주기도 했다.

가끔은 관중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자만과 허영심으로 집중하지 못하고 레버 조작 실수로 끝판의 문턱에서 GAME OVER 라는 글자가 뜨기도 했다. 이때는 다 같이 “아~” 하는 탄성과 함께 드래곤볼 소원 빌고 나서 흩어지듯이 뿔뿔이 흩어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는 필자의 모습은 마치 하얗게 불태운 뒤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던 ‘내일의 죠’가 생각나는 장면이다.

   
 내일의 죠 그림
‘뉴질랜드 스토리’ 게임은 지나치게 잔인하다던가 폭력성에 재미요소를 둔 게임이라기보다는 앙증맞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캐주얼 액션 게임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화살로 쏴 죽이는 것부터 잔인한 살육의 현장이기는 하지만, 피가 튄다던가 살점이 흩어진다던가 하는 등의 최근의 More Real 추세를 기준으로 본다면 꽤나 소박하고 순수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납치 된 동료들을 구출하라!
   
 오프닝부터 전격 질주
처음 오프닝이 시작되면 주인공의 친인척들이 죄다 끌려간다. 운 좋게도 혼자만 탈출에 성공하여 나머지 친인척들을 모두 구해낸다는 감동의 레스큐(구출) 미션을 다루고 있는 게임이다.

한 스테이지에 한 마리씩 철창에 갇힌 동료들을 구출해나가면서 게임을 진행해가는 방식이다. 남녀노소 구별 없이 모두 구해내야 한다. 그런데 아직도 저 물개(정확히는 레오파드 바다표범이다)가 왜 납치해갔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얼마 없다.

주인공 캐릭터를 두고 한때 “뼝아리(병아리)”라 부르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필자는 이미 웬만한 밀리터리 전략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세계지도 정도는 눈 감고도 그릴 수 있는 수준이었다(내가 전쟁을 한 게 몇 번인데!). 해당 국가-지역마다의 특색(지리적인 요인, 또는 문화-환경 적인 요인)에 대해서도 게임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알게 된 경우도 많았다.

   
 게임맵(스테이지)-뉴질랜드
그래서 뉴질랜드에서 나오는 날지 못하는 새는 뼝아리가 아니라 ‘키위’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주위에 친구들에게 이것은 병아리가 아니라 날지 못하는 슬픔을 간직한 ‘키위’라는 새다! 라고 아무리 얘기를 해도 그 당시에 세상물정과 세계지리에 어두웠던 필자의 친구들은 ‘키위’라고 하면 당연히 먹는 과일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때였다.

키위와 키위의 싸움
   
 필자의 친구들이 알고 있었던 키위
   
 실제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 새, 키위
하지만, 게임에 등장하는 키위는 노란색으로 실제 우리가 알고 있던 키위처럼 거무죽죽한 색이 아니다. 그래서 필자가 어렵게 구한 OO세계백과사전에서 키위 사진을 보여주고 설명해도 이를 두고도 말이 많았는데, 노란색이니 당연히 병아리다! 아니다!를 두고 또 몇 년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던 기억이 난다. 사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 그 때는 인생이 걸린 문제인 것처럼 그렇게 진지하게 다투고 고민했다.

아~ 거무죽죽하지 않고 노란색이어서 키위새의 정당성을 부여 받을 수 없고 병아리로 왜곡되고야마는 이놈의 세상을 한탄하면서도 필자는 열심히 뉴질랜드 스토리를 했었다.
하지만, 꽤 오래 지난 후에야 알게 된 사실은 모든 키위새가 다 거무죽죽한 색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진짜를 찾았다!
비록 돌연변이 취급 받는 변종이기는 하지만 게임에서보다 조금 색이 옅을 뿐 뉴질랜드 스토리의 그놈이 맞다. 이놈을 봤을 때 필자의 뛰는 가슴을 누가 알았을까? 이 사진을 보자마자 예전의 그 병아리라 주장하던 친구 놈들(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건 병아리 입니다!를 외치던 놈들)을 찾아가 사진을 보여주며 말했다.

“ 봐라.. 여기 실제로 있잖아. 노란색의 키위!!“

아.. 거의 20년간 발작증세마냥 잊을만하면 기억났던 키위새 병아리 왜곡설의 악몽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이런 사건의 순간마다 필자는 늘 가슴에 품고 살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말씀이 기억난다.

“정의는 반드시 이루는 날이 있다. "

그리고 명백한 증거 하나 입수. 보아라 그 당시 병아리가 주장하던 친구들아, 지금은 까맣게 잊고 있을지 몰라도 나는 아직 기억한다. 너희들이 나에게 “저 놈이 먹는 걸 새라고 우긴다!!”
나를 놀리던 너희들의 그..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더 이상 글을 쓰기 어렵다.)

   
 사용자 설명서
저기에 키위(kiwis)라고 써있는 거 보이는가? [PLAYERS GUIDE] 말고도 주인공 캐릭터를 소개하는 자료들을 찾다 보면 Little Yellow Kiwi. 라고 나와 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다.

주인공 캐릭터가 병아리인가 아닌가에 대해 별것도 아닌 것 같은 주제로 이렇게 오래도록 길게 얘기하는 이유는 아직도 이 인터넷 포털 업체나 검색엔진 등에서 ‘뉴질랜드 스토리’ 게임을 검색하면 게임소개에 심심치 않게 ‘병아리’라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잘못 한 번 잘못 작성된 정보가 최근의 SNS의 흐름을 타고 전파되기 시작하면 애초에 잘못 잡힌 부분부터 고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필자가 죽기 전에 이 세상 모든 병아리 거짓 정보를 키위로 정정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오른다.

   
 
이제 이 정도면 ‘뉴질랜드 스토리’의 주인공 캐릭터는 병아리가 아니고 키위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 믿는다.

비폭력, 평화주의
필자에게 이 게임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이렇게 오래도록 하나의 주제에 대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자료 수집과 설득의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게임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가 됐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은 것들에 대해서는 항상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기 마련이다.

   
본격 레스큐 미션
물론 이 게임이 단지 기억에만 남아 있는 얘깃거리가 있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이 게임을 정말 좋아한다. 최근에는 이 게임이 수록되어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용 TAITO컬렉션CD도 구매했다(필자가 얘기하는 최근이라는 것은 거의 5~6년 전 얘기를 하는 것이다).

이토록 이 게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전 연재에 피터몰리뉴 편에서도 썼지만, 비폭력적이고 선정적이지 않은 소재로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며 납치 된 동료들을 구출해 내는 숭고함마저 느껴지는 게임이라니, 정말 멋지지 아니한가?

게임 속에 또 다른 게임 (천국)
또한 이 게임에서 특이한 점은 GAME OVER 라는 돌이킬 수 없는 사형선고 같은 메시지 하나 띄워놓고 Insert Coin(옛 시구 : 동전을 집어 넣지 않으면 잡아먹으리)만 외쳐대는 몰인정했던 기존의 게임과는 달리 특정 조건에 맞으면 아주 짧지만 게임을 조금 더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했다(일명: 천국 가기).

   
천국 가기
특정 종교론에 기할 건 없지만, 필자는 이 순간을 굉장히 좋아했다. 나의 모든 자책으로 인해 생명을 전부 소진하고 한숨과 함께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했던 다른 게임과는 달리 최소한 마지막 순간을 정리하고 기념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게임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또한 이런 내용을 기획한 개발자에게 개인적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물론 쉽고 편하게만 갈 수 있는 길은 제공하지 않았다. 최후의 최후 그 순간에도 게임은 이어지고 장애물을 피해야 하고 천국에서조차 레버 조작의 실수로 마지막 남은 목숨을 잃게 되면 그 땐 진짜로 안녕이다(그래도 다시 지옥에 떨어져서 게임이 계속 되면 좋았을 걸..).

   
드디어 끝판왕
길고 긴 여정을 끝내고 최후의 순간, 드디어 노란색 친인척 병아리라 오인 받는 키위 동료들을 구하는가 싶었지만..

그 뒤의 얘기는 여러분들의 몫으로 남겨두겠다. 사실 악당 역할로 나오는 바다표범도 귀엽게 생겼다. 이것도 ‘물개’라고 많이 하는데, 정확히는 ‘레오파드 바다표범’(Leopard Seal)이다. 하지만, 물개하고 가까운 친척 관계이고 ‘표범물개’라고도 불리는 모양이니 그냥 ‘물개’라고 하는 건 봐줄 수 있다. 병아리와 키위만큼의 이종간 초월작명까지는 아닌고로..

[필자의 잡소리]
그런데 이 게임의 오프닝에서 보면 잡혀가는 키위는 모두 10마리이다(주인공 제외). 그런데 이 게임의 총 스테이지는 20판이다. 즉, 20마리를 구해내야 하는 것인데.. 잡혀간 것은 10마리인데, 어째서 20마리를 구해야 하지? 라는 부분에서는 치밀한 기획이 부족했었던 것 같은 아쉬움이 남는다(다음에 리뉴얼 계획이 있으면 오프닝 화면에 20마리 잡아가는 걸로 그려달라고!).

최근에는 잊혀진 게임이 되었나 싶었지만, 역시나 NDSL용으로 출시되었던 적이 있다. 이제는 고전 명작 게임의 필수요소가 되어버린 최근 기기에 이식된 게임이라는 점 또한 이 게임의 훌륭한 재미를 입증하는 증거가 아닐까?

   
NDSL용 뉴질랜드 스토리 레볼루션.
한경닷컴 게임톡 큐씨보이 기자 gamecus.ceo@gmail.com

   
 
큐씨보이는?
‘게임별곡’을 집필하는 한 큐씨보이는 5세에 게임에 입문한 게임 경력 30년째 개발자다. 스스로 ‘감히’ 최근 30년 안에 게임들은 웬만한 게임을 다 해보았다고 자부하는 열혈 게임마니아다.

그는 직장인 개발자 생활 12년을 정리하고 현재 제주도에 은신 거주 중이다. 취미로 몰래 게임 개발을 한다.하루 중 반은 게임을 하며, 반은 콜라를 마시는데 할애하고 있다. 더불어 콜라 경력도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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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생
키위였군요~ 저도 나름 오락실에서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제가 한 수 아래인듯 싶네요. 글 잘 보았습니다.
(2015-02-22 18:21:53)
---
키위는 뉴질랜드 사람을 지칭하는 속어 같은 말이기도 하죠
(2015-01-22 00:21:13)
후리
오락실에서 참 많이 했던 게임중하나인데...게다가 3DS를 내일 받아보게되었는데 기회가 되면 플레이헤봐야겠습니다.
(2014-11-12 16:35:55)
지유엄마
이거였군요!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__)!
(2013-07-12 15:39:31)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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